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oom#280] 자상한 동생

요 며칠간 윗배는 소화불량에 아랫배는 설사로 지옥을 보고 왔습니다.
뭐랄까 먹는 족족 얹히다 보니 먹지는 못하고 아무것도 안 들어갔어도 아랫배에서는 계속 나오다 보니 정말 몸 속에 있는 모든 게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더군요.
게다가 하필이면 일 나가는 날하고 겹쳐져서 찬바람 속에서 위, 아랫배를 움켜잡고 있자니 '신이여 만약 계신다면 그냥 날 죽여.'란 말이 입에서 저절로 나오더군요.

아무튼 끙끙 대다가 어제 할아버지 제사 쯤 해서 진정기미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다행히도 진수성찬을 먹을 수는 있었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간만에 돌아온 동생한테 속 아팠던 이야기를 했더니 가만히 듣고 있던 동생 왈

동생: 오빠, 혹시 열 나지 않았어?
나: 응? 그러고 보니 감기 기운이 좀 있었지.
동생: 설사가 막 수돗물 같이 나오고?
나: 응
동생: 뱃속이 막 찌르는 듯이 아프고?
나: ……응
동생: 그거 장염 같은데?
나: ……
동생: 내가 장염하고 좀 친해서 아는데 증상을 볼 때 바이러스성 장염 같은데 병원은 가봤어?
나: ……아니, 거의 나은 거 같아.
동생: 그러니까 남들은 걸리면 아픈 배 잡고 뒹구는 장염을 그냥 몸으로 버텨서 나았다는 이야기?
나: ……아마도
동생: 미련곰탱이
나: 아 아니다아아아.

자상한 동생의 설명에 의해서 저를 괴롭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소중한 제사였습니다. (먼산)

by NoThING | 2008/01/30 18:03 | 카페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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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icafunk at 2008/01/30 19:17
... 스트님에게 여동생이...
Commented by Jjoony at 2008/01/30 19:28
장염이면 며칠정도로 낫지 않을텐데요..;;
Commented by 우요 at 2008/01/31 00:28
...스트님에게 여동생이...
Commented by dauti at 2008/01/31 00:31
저번에는 식중독이더니 이번엔 장염이셨군요
수상한 음식 함부로 드시지 마세요 ;;
Commented by Dino at 2008/02/01 18:11
...스트님에게 여동생이...
Commented by NoThING at 2008/02/07 11:13
licafunk님, 우요님, Dino님 // 남매인데 저랑 닮지 않아서 전혀 귀엽지 않은 동생이지요. (하아~)

Jjoony님 // 그게 설사만 멎었지 속은 계속 불편한 상황이에요. ㅡㅜ

dauti님 // 그러게요, 아마도 작년은 속이 안 좋은일을 당하는 해였나봅니다.
Commented by 룬그리져 at 2008/09/13 23:42
이제와서 덧글 답니다만...(왜 덧글 안 단거지)

>>licafunk님, 우요님, Dino님 // 남매인데 저랑 닮지 않아서 전혀 귀엽지 않은 동생이지요. (하아~)

...안닮으셨다면 무척 귀여우실듯.

그리고, 미련곰탱이 맞으심다.장염은 인간이 버틸 증세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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