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oom#273] 괴물

이 포스팅은 영화 ‘괴물’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과 동시에 뜻하지 않은 내용 들추기가 있을지도 모르니 영화를 안보신 분이나 내용 들추기에 민감하신 분들께서는 이하의 내용을 보지 말아주세용~.





영화 ‘괴물’에 대해서는 ‘재미있다’와 ‘재미없다’의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만약 이 영화를 한여름 밤을 후끈하게 달궈줄 시원한 액션영화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극장을 찾으신 분들에게는 여지없는 배신의 불화살을 날렸을 것이다.
이 영화는 거창한 괴수가 출현하고 그것을 무찌르는 영웅적인 가족들이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라 우리네가 가지고 있는, 약자와 소수자는 보호받지 못하는 처연한 사회와 독립국가 임에도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못하는 슬픈 현실을 그린 지독한 블랙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제대로 된 주권을 가지지 못한 우리의 현실에서부터 시작을 한다. 그리고 영화 내내 사회적인 약자인 가족들은 국가 권력으로부터도, 언론으로부터도, 그리고 같은 국민으로부터도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소외 받는 모습이 펼쳐진다.
현서를 잃고 괴로워하는 가족들에게 언론은 그것이 재미난 오락거리인 마냥 달려들어 찍기 바쁘고, 마지막 단서인 현서의 통화내용을 가지고 호소해보지만 국가권력과 그들의 말을 들어줘야 할 의료기관은 그들을 미친놈 취급을 한다. 강대국에게는 굽실거리며 진실을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으며, 공무원이라는 사람들은 그 위기 속에서도 가족에게 상납을 요구하고, 같은 처지의 국민들은 익명성의 뒤에 숨어 매도하거나 현서를 찾기 위해 도망친 그들을 단지 복권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
이러한 마치 우리네 현실과도 같은 장면 속에 좀 더 현실감을 불어넣기 위해서 실제 뉴스 앵커까지 출연을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 영화의 가장 아이러니한 모습은 결국 사건을 해결한 것은 사회적인 약자의 입장에 있는 가족들이었으며 오히려 약자의 입장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들 보다 더 약자의 입장에 있는 어린아이들을 지키려 한다. 같은 처지의 약자들만이 서로의 슬픔을 아는 것이다.

절대 유쾌할 리 없다. 우리의 현실을 이렇게 거울로 비추듯 비춰주는 영화에서 순간 보이는 코미디 만으로 그 씁쓸한 입맛을 지울 수 있을 리 없다.
그렇기에 영화의 마지막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무장할 수 밖에 없었던 강두와 우리를 가지고 놀고 있는 강대국을 향한 발가락으로 TV를 차는 소극적인 저항의 모습, 그리고 가로등 하나만이 밝혀주던 하얀 눈이 내리는 황량한 벌판에 서있는 매점의 모습에서 진한 슬픔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에서 우리에게 소외 받는 약자들과 강대국에 휘둘리는 우리의 현실을 외치려고 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가진 현실을 비판하고 좀 더 사회의 구석으로 눈을 돌려주기를 바랬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영화를 정말로 의미 있고 재미있게 봤으며 앞으로 보실 분들은 특수촬영이나, 액션, 간간히 보이는 코미디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기 위한 영화로서 이 영화를 감상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으아~, 간만에 진지하게 글 써보려 했더니 글은 중구난방에 머리에선 쥐가 나네요. =_=
그래서, 저답게(?) 간단한 감상을 적어보죠.

불화살 배두나, 스매쉬 마스터 송강호,
솜씨 좋은 박해일, 몸빵 변희봉

이상!! (‘아하~!’를 외치신 당신은 마비노기 훼인~.)


p.s: 그런데 이 영화 미국에 어떻게 팔렸나 모르겠네요. 솔직히 완전 우리나라 정서 영화인데 말이죠.
유럽 사람들이야 이런 영화 좋아하는 편이니 그렇다고 쳐도 미국사람들이 과연 좋아할 영화인지는 좀 의심스럽네요;;;



by NoThING | 2006/08/15 23:08 | 영상실 | 트랙백(2) | 덧글(4)

Tracked from EST's nEST at 2006/08/16 00:47

제목 : 괴물(2회차:무대인사)-2006.7.29.CGV압구정
난 블랙코미디랑은 천상 안 맞는 모양이다. 비틀리고 꼬인 유머라고 해도 꽤나 웃음을 터뜨릴 만한 장면들이 적잖게 있었지만, 어찌된 셈인지 한순간도 웃을 수가 없었다. 히트쳤다고 하는 영화들 가운데서도 또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봤을 만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못 보고 넘어간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봉준호 감독의 전작 <살인의 추억>도 그 중 하나인데, 다시 말하면 <괴물>은 처음 만나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라는 이야기... 가......more

Tracked from dauti 블로그의 난.. at 2006/08/16 23:20

제목 : 괴물 감상
프리머스 둔산점 1관 8월 14일 오후 2시 30분 상영20일에 필리핀 간다는 친구와 다른 고등학교친구와 같이 원래는 찜질방을 가기고 했으나 "괴물"을 보자는 의견으로 근처 영화관에서 "괴물"을 봤습니다. 워낙이 인기가 있어서 그런지 내용은 다 알고 있어서 네타랄것도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ㅡㅡ; 이야기는 영화를 보기전에 생각했던 SF틱한 내용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코메디물이였습니다. 그래도 간간히 분위기가 묵직한 느낌이 있는게 가벼운 .....more

Commented by UCHRONIA at 2006/08/16 00:35
....음. 여러가지 의미로 변동가능한 감상이군요 [!

예를 들어 도타버전으론 본플레터 배두나, 페이스리스 보이드 송강호,
팅커 박해일, 타이드헌터 변희봉....[야!;
Commented by 붕어가시 at 2006/08/18 20:47
뉴스 믿지마세요. 가계약만하고 구라쳤을수도 있습니다. 오랜만입니다.
Commented by Noⓓefea†™ at 2006/08/19 03:00
결국 싸우는건 당사자뿐
세상은 잘 흘러가죠
Commented by NoThING at 2006/08/19 21:43
UCHRONIA님 // UCHRONIA님의 해석도 저 못지 않게 매니악하시네요.

붕어가시님 // 오랫만에 뵙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하세요? :)
흠, 하긴 그럴 수도 있겠네요.

Noⓓefea†™님 // '잘' 흘러가는 것은 절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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